워홀, 영어 그리고 캐나다 영주권

워홀, 영어 그리고 캐나다 영주권

캐나다에 워킹홀리데이로 일을 하는 것은 용기와 더불어 행운이 따라야 합니다. 왜냐하면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의 연간 인원이 4천명으로 정해져 있고, 매년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25%의 지원자만 워홀러로 선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인원 제한이 없어서 워킹홀리데이의 대표적인 대상 국가로 되고 있는 호주와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 워홀러의 공통적인 고민은 영어와 일, 그리고 진로입니다.

세가지 항목이 각각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으나 시작은 언제나 영어에서 출발합니다.

캐나다 워홀러의 삶은 영어 레벨이 초급, 중급, 상급 중 어느 쪽이냐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영어는 비단 오늘의 삶뿐 아니라 캐나다에서의 미래 모습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자신의 영어 레벨이 초급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캐나다 워홀을 선택하고 실제 선정되어 입국해서 직면하게 되는 첫번째 문제는 취업이 아니라 생활상의 어려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기는 하지만 캐나다에서 누릴(?) 수 있거나 이용할 수 있는 많은 제도와 시설, 문화들을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위축된 의식주 생활을 하거나 한인 여행사, 한인 음식점, 한인 마트 등을 애용하는 제한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조금 복잡한 문제들은 영어를 잘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해야만 해결되는 또 하나의 한국 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활이 익숙해진 이후 발벗고 나서는 구직활동의 대상은 대부분 한인 업체입니다. 그래도 취업이 되면 한국보다 최저임금이 높고 ‘팁’ 이라는 생각지 못했던 수입도 있어서 일단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자신의 인생에서 좋은 기억이 되고 스펙이 된다고 한다면 의미 없는 일은 절대 아닙니다.

초급 영어 레벨의 워홀러들이 조금 더 나은 캐나다 생활을 원한다면 캐나다에 도착해서 일정 기간 동안 언어연수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어학연수 + 워홀 패키지는 비용과 기간 면에서 그리 효율이 높은 방법이 아닙니다. 공부를 할 기간도 부족하고 일할 기간도 부족합니다. 공부에 드는 학비와 생활비 등의 비용을 캐나다에서 돈을 벌어 만회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다음은 영어 레벨이 중급인 상태에서 워홀로 캐나다의 공항에 도착하는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워홀러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 진행되는 흐름을 보면 초급과 그리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생활이 조금 더 수월하고 구직까지의 기간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비한인이 고용주로 있는 음식점, 카페나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서비스직뿐 아니라 광역토론토에 많이 있는 Warehouse 등에도 일이 있고, 한국의 경력을 살릴 기회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적극적인 성향인 경우 캐나다에서도 인맥의 확장성이 있으므로 진로 문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수 있는 여러 계기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활한 의사사통이 안 되는 관계로 여러 기회를 놓치기 쉽고, 진로를 선택하는데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일 때문에 영어공부를 지속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육체적인 피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영어레벨을 높일 수 있는 시간 투자를 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경험해 본 분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듯이 영어권 나라에서 단지 생활하고 일을 한다고 해서 영어가 저절로 느는 것은 아닙니다. 영어에 익숙해질 뿐 중요한 대화나 언쟁, 논쟁, 설득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캐나다에서 일과 영어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대단한 노력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많은 워홀러들은 캐나다에서 일을 하느라 영어레벨을 올리지 못한 문제를 워홀 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인식하게 되며, 진로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심각한 이슈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워홀 기간 후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에도 늘지 않은 영어가 심적 부담으로 되고, 캐나다에서 미래를 계획하려 할 때는 더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워홀러들은 워홀 기간 막바지에 학생비자로 전환하여 어학원 등에 다니면서 체류 기간을 연장하고, 영주권 취득을 원할 경우 기술직 이상의 취업을 하기 위해 공립컬리지 입학 영어요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부 워홀러들은 영어레벨이 높지 않아도 할 수 있었던 취업 경력을 토대로 영주권에 도전하기도 합니다.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정부이민 비숙련직 카테고리로 이를 추진하지만 실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고 영주권이 나오기까지 고용주와의 관계, 자격요건의 변동 등으로 불안정한 생활을 하기 쉽습니다.  

IELTS 기준으로 최소 6.5 이상 상급 레벨로 워홀을 시작한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집니다.

선망하는 일자리가 있다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언제든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 도착하자마자 취업과 워홀 이후 진로에 대해 여러 옵션을 가지고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캐나다 영주권을 원할 경우 만약 한국에서 전문기술직 분야 경력이 있다면 이를 토대로 LMIA 지원이 가능한 업체 취업을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경력이 없다면 워홀 기간 후 공립컬리지에 있는 1~3년 디플로마 또는 1~2년 대학원 과정 (Graduate Certificate)을 선택해서 캐나다 학력을 만들고 졸업후취업비자(PGWP)를 활용한 이민플랜을 얼마든지 세울 수 있습니다.

물론 워홀 이후에 바로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캐나다에서 경험한 취업경력은 한국에서의 취업과 인생에서 많은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캐나다에는 언제나 수 천명의 한국 워홀러가 있습니다. 자신이 그에 해당한다면 우선 큰 용기를 낸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그리고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자신의 영어레벨이 어느 단계이든 간에 자신이 내일부터라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워홀 경험이 나의 어떤 미래의 토대가 될 것인지 성찰하고 적절한 액션을 취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1년이라는 기간이 너무 빨리 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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